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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안심하고 살 만한 집으로...성동구, 위험거처 개선으로 안전등급 높이고 임대료 5년 동결!

국가 최저주거기준 한계 보완한 자체 ‘위험거처기준’ 첫 적용.. 270가구 실태조사

 

서울복지타임즈 이재연 기자 | 서울 성동구는 2025년 한 해 동안 추진한 ‘성동형 위험거처 실태조사 및 개선사업’을 통해 위험한 주택의 안전 등급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사업은 성동구가 최저주거기준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2년에 걸친 연구 끝에 자체 개발한 ‘위험거처기준’을 현장에 적용한 첫 사례다. 구는 이 기준을 통해 반지하주택과 30년 이상 된 노후주택을 조사하고, 맞춤형 주거개선을 지원하여 주거 안전이 ‘미흡(C등급)’했던 83가구를 ‘보통(B등급)’ 단계로 상향시켰다.

 

국가 ‘최저주거기준’ 넘어서는 ‘성동형 위험거처기준’ 도입

 

이번 성과의 핵심은 성동구가 현행 최저주거기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한 ‘위험거처기준’을 실제 행정에 도입했다는 점이다.

 

현행 주거기본법상 최저주거기준은 면적과 방의 개수 등 물리적 규모 중심의 선언적 기준에 머물러 있어, 실제 거주민이 겪는 침수, 화재, 낙상, 위생 등 구체적인 건강·안전 수준을 평가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먼저, 구는 지난 2023년 '성동구 위험거처 개선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주거 위험 대상을 반지하주택뿐만 아니라 옥탑방 등 모든 취약 거처로 확장하고, ‘위험거처’ 개념을 새롭게 정립했다.

 

이어 구체적인 실행을 위해 2년에 걸친 연구·개발을 진행했으며, 영국(HHSRS)과 미국(Housing Code) 등 선진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침수, 화재, 위생·공기, 대피, 구조 등 5대 분야 30개 세부 항목으로 구성된 ‘성동형 위험거처기준’을 완성했다. 이는 국가 기준보다 엄격하고 구체적이며, 주거위험도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가능한 기준이다.

 

"고쳐서 등급 올린다"... 맞춤형 처방으로 83가구 위험 탈출(C→B)

 

구는 이 기준을 토대로 전문 건축사와 함께 노후주택과 반지하 등 270가구를 정밀 진단했다. 평가 결과 A(양호) 2가구, B(보통) 113가구, C(미흡) 155가구로 분류됐으며, D(불량) 등급은 없었다.

 

성동구는 단순한 지원을 넘어 등급 상향을 목표로 움직였다. 개선이 시급한 C등급(미흡) 105가구에 대해 ▲창호 및 분전함 교체 ▲안전손잡이 설치 ▲화장실 미끄럼 방지 타일 시공 ▲환기시설 보강 ▲LED 조명 교체 등 각 주택의 위험요인을 제거하여 불량하거나 미흡한 부분을 보통으로 개선하는 맞춤형 집수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수리를 마친 C등급 가구 중 83가구가 재평가에서 B등급(보통)을 획득하며 주거 안전성이 대폭 향상됐다. 이는 단순히 낡은 집을 수리하는 차원을 넘어, 위험거처기준을 통해 ‘위험한 집’을 ‘보통의 집’으로 변화시킨 의미있는 성과다.

 

임차인 5년 거주 보장… “고쳐놓고 쫓겨나는 일 없는 주거개선”

 

성동형 주거정책은 단순히 물리적인 환경 개선에 머물지 않는다. 수리된 집에서 주민이 더 오래, 더 안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하는 것까지 함께 고민했다.

 

성동구는 집수리 지원 조건으로 임대인과 ‘상생협약’을 추진했다. “임차인이 지금의 집에서 오래도록 살 수 있도록 임대료를 올리지 않겠다”는 뜻에 공감해 협약에 동참한 임대인은 지난 4년간 총 111명에 이른다. 이들은 5년간 임대료 동결과 거주 보장을 약속했다.

 

“이제 발 뻗고 잡니다”… 주민 삶 바꾼 주거혁신

 

사업의 효과는 주민들의 긍정적인 반응으로 증명됐다. 한양대학교 연구 결과, 이번 사업에 참여한 주민들의 주거 스트레스는 10점 만점 기준 8.55점에서 3.6점으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으며, 지역 자부심은 5.98점에서 9.18점으로, 애착심은 6.11점에서 9.19점으로 크게 상승했다. 이는 주거환경 개선이 단순히 공간만 변화시킨 것이 아니라, 시민의 태도와 공동체 의식까지 긍정적으로 변화시켰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실제 이번 사업으로 집수리를 지원받은 마장동의 한 어르신(70대)은 “비만 오면 물이 찰까 봐 잠을 설쳤는데, 이제는 집이 안전해져 발 뻗고 잔다”며 “집을 고치고 나서도 계속 살 수 있게 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성동구의 위험거처기준은 국가의 기준이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해 지자체가 현장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스스로 설정한 높은 목표이자 약속”이라며 “앞으로도 이 기준을 통해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더 안전하고 높은 수준의 주거 환경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